시 읽어주는 남자

게 - 권대웅

tirol 2005. 5. 17. 13:03


권대웅


바다는 언제나 정면인 것이어서
이름 모를 해안하고도 작은 갯벌
비껴서 가는 것들의 슬픔을 나는 알고 있지
언제나 바다는 정면으로 오는 것이어서
작은 갯벌 하고도
힘없는 모래 그늘.


* tirol's thought

정공법을 좋아한다고, 무릇 그래야 한다고 생각해왔지만, 그건 내가 감내할 수 있을만한 것들인 경우에 그런 것이고, 언제나 정면으로 우리를 압도하는 생 앞에서 게처럼 슬금슬금 비껴가며 살아가는 나를 읽는다.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