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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어주는 남자

화살기도 - 이문재

by tirol 2005. 2. 14.
화살기도

이문재


이 어린 것을
당신의 형상대로 일어서게 하소서
내가 쏜살같이 날아가 박힐 것입니다
첩첩 바람의 페이지를 뚫고 중력의 터널 끝까지 달려가
거기 검고 둥근 중심에서 으스러질 것입니다
천 년의 하늘 아래, 부르르 온몸을 떨며
내가 죽어갈 환한 과녁
함께 불붙어 스러질 수직의 당신
나는 저 한 줄 기도문으로 나를 당겨 확, 하고
불붙는 유성(流星)이 될 것입니다


* tirol's thought

제대로 기도를 해 본지가 꽤 오래된 것 같다.
아침 잠자리에서 일어나, 일용할 양식을 앞에 두고, 주일날 교회에 가서, 습관처럼 기도를 하지만, 마음을 다해, 과녁을 향하는 화살, 불붙는 유성처럼 기도를 한 지가 언제인지 기억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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