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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어주는 남자

티롤의 여덟번째 포임레러

by tirol 2003. 2. 16.
[2003.2.9. SUN. 티롤의 여덟번째 포임 레러~]

◈  tirol's greeting
새해들어 처음으로 띄우는 포임레러네요.
뭐하느라 이제야 보내느냐고 하시면 할말이 없습니다.

그러고 보면 '스스로 붙들어 맨 구속'이란면에서
이것도 연애와 닮은 구석이 있단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 구속때문에 행복해하기도 하고
또 가끔은 답답해하기도 하고  미안해지기도 하고^^.
'외로운 자유'와 '따뜻한 구속' 사이의 흔들림.

=-=-=-=-=-=-=-=-=-=-=-=-=-=-=-=-=-=-=-=-=-=-=-=-=-=-=

◈  Today's Poem

수면 위에 빛들이 미끄러진다

채호기


수면 위에 빛들이 미끄러진다
사랑의 피부에 미끄러지는 사랑의 말들처럼

수련꽃 무더기 사이로
수많은 물고기들의 비늘처럼 요동치는
수없이 미끄러지는 햇빛들

어떤 애절한 심정이
저렇듯 반짝이며 미끄러지기만 할까?

영원히 만나지 않을 듯
물과 빛은 서로를 섞지 않는데,
푸른 물 위에 수련은 섬광처럼 희다


/채호기 시집, 수련, 문학과지성사, 2002/

[tirol's thought]
미끄러진다는 것은 슬픈 일이겠지요?
서로를 섞지 않는,
영원히 만날 수 없는.
그 애절한 심정이 만들어내는 섬광이 수련일까요?

채호기의 시집 '수련'은 제목 그대로
온통 수련에 관한 시들 투성입니다.
'내공'이 부족해서
시들에 담겨있는 의미들을 속속들이 읽어내진 못하지만
오는 여름에는 수련이 피는 연못을 찾아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깁니다.

=-=-=-=-=-=-=-=-=-=-=-=-=-=-=-=-=-=-=-=-=-=-=-=-=-=-=-=-

◈ Closing

* 지금까지 가입한 tirol's homepage에 가입한 회원수는 19명입니다.
   회원수가 더 늘어날까요? 글쎄요... :).
* 원래 의도했던 메인메뉴는 writings와 poetry였는데 songs가 메인 메뉴가 되어버린 듯 합니다.
   인생이란게 원래 의도했던대로만 되는게 아니라는 걸 알지만...ㅎㅎㅎ
   좋은 음악들 많이 소개해주신 thearmada님 고맙습니다.
   다른 분들도 좋은 음악있으면 신청해주세요.
   물론 (승질 까다로운!) 쥔장이 들어보고 (맘에 들면?) 올려드립니다.
*  tirol's Q&A 1000은 100번까지만 받고 그만둘까 생각 중입니다.
   이래저래 신경도 많이 쓰이고,
   스트레스 받아가며 쓰는 답변이 딱히 '인류공영'에 이바지하는 것도 아니고...
* 어제 스키장을 다녀왔습니다. 처음으로 타본 스키 때문에 삭신이 쑤시네요.
   평소에 운동을 좀 해둬야 하는건데...
* 다음번 메일은 언제 또 보낼꺼냐고 묻지 마세요.
   자주 보내지 못하는 이 마음도 내내 편한 것만은 아니랍니다.
* 모두들 평안하시길.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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