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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라면

통닭에 맥주

by tirol 2006. 2. 23.
엊저녁엔 보는 둥 마는 둥 TV 앞에 앉아
통닭에 맥주 몇캔을 먹고 거실에서 잠이 들었다.
한강진 역에서 아내를 만나 같이 집엘 왔는데
지하철 안에서 유난히 피곤해하는 나를 보고
회사에서 무슨 일 있었느냐고 묻는다.
나는 아무 일도 아니라고, 그냥 조금 피곤할 뿐이라고 답한다.
아내는 자신의 짐작을 풀어놓는다.
자잘한 일들에 치여 문득 허허로움을 느껴서 그런게 아니냐는 것이다.
이렇게 하루 하루 살다가 마흔이 되고 쉰이 되고...
내가 잘 살고 있는건가
그런 회의감 때문에 더욱 피곤했던 것이 아니냐고 묻는다.
듣고 보니 그런 것도 같다.
하지만 늘 질문은 쉽고, 대답은 어렵다.
끊임없이 연기되는 대답과
또 다시 제기되는 질문 사이에서
나는 건성으로 TV를 보거나 맥주나 마신다.
그리고 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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