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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어주는 남자

2월 - 이외수

by tirol 2002. 2. 6.
2 월

이외수


도시의 트럭들은 날마다 살해당한 감성의 낱말들을 쓰레기 하치장으로 실어 나른다 내가 사랑하는 낱말들은 지명수배 상태로 지하실에 은둔해 있다
봄이 오고 있다는 예감 때문에 날마다 그대에게 엽서를 쓴다
세월이 그리움을 매장할 수는 없다
밤이면 선잠결에 그대가 돌아오는 발자국 소리
소스라쳐 문을 열면 아무도 보이지 않고
뜬눈으로 정박해 있는 도시
진눈깨비만 시린 눈썹을 적시고 있다


* tirol's thought

문학적 성취도와 상관없이,
때에 따라, 처한 상황에 따라 , 그리고 남들은 모르는 나만의 어떤 이유로 끌리는 시가 있다.
2월.
내게는 진눈깨비로 기억되는 달.
올겨울은 날씨가 너무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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