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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가
tirol
언제나 그대와 나 사이의 강물가를 거닐며 혼자울었습니다 손을 아무리 흔들어 보아도 있는 힘껏 목청을 울려보아도 그대는 그저 저편에서 눈부신 웃음만 짓고 계셨죠 나를 보시기나 한건지 하여튼 난 그댈위해 노랠부르고 그대를 위해 성을 쌓았읍니다 행복했읍니다 가끔 행여 그대가 나를 모른체 하시는 것 같음에 서러워 그대 몰래 그늘가 벽에 머리를 찧으며 눈물처럼 흐르는 피를 우두커니 지켜보기도 했답니다 그러나 그대는 늘 떠나시고 그대가 막 떠나시며 남기는 연분홍 빛 눈웃음에 가슴졸이며 내 영혼 서서히 이울어져감을 봅니다 그대없는 내가 무슨 소용 있을까요 그대는 내 시작이며 끝입니다 사랑할 수 없지만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수수께끼입니다 오늘도 난 강가에 나와 앉아 노랠부르고 성을 쌓습니다 늘 떠나시며 늘 돌아오시는 그대를 위해.
1991년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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