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663

채희동 목사님 뉴스앤조이에 칼럼을 연재하시던 채희동 목사님(온양 벧엘감리교회, 41세)이 지난 11월에 교통사고로 소천하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교회 앞 도로에 정지해 있는 차를 유조차가 와서 들이받았다고 한다. 직접 뵌적은 없지만 연재하시는 칼럼을 찾아 읽으며 참 맑고 따뜻한 분이라 생각했었는데 마음이 아프다. 이럴 땐 하나님의 뜻을 어떻게 읽어야하는지 난감하기만 하다. 부디 하늘 나라에서 평안히 쉬시길. * 채희동 목사님의 칼럼 읽기 2004. 12. 6.
서울의 예수 - 정호승 서울의 예수 정호승 1 예수가 낚시대를 드리우고 한강에 앉아있다 강변에 모닥불을 피워 놓고 예수가 젖은 옷을 말리고 있다 들풀들이 날마다 인간의 칼에 찔려 쓰러지고 풀의 꽃과 같은 인간의 꽃 한 송이 피었다 지는데, 인간이 아름다워지는 것을 보기 위하여, 예수가 겨울비에 젖으며 서대문 구치소 담벼락에 기대어 울고 있다 2 술 취한 저녁 지평선 너머로 예수의 긴 그림자가 넘어간다 인생의 찬밥 한 그릇 얻어먹은 예수의 등 뒤로 재빨리 초승달 하나 떠 오른다 고통 속에 넘치는 평화, 눈물 속에 그리운 자유가 있었을까 서울의 빵과 사랑과, 서울의 빵과 눈물을 생각하며 예수가 홀로 담배를 피운다 사랑의 이슬로 사라지는 사람을 보며, 사람들이 모래를 씹으며 잠드는 밤 낙엽들을 떠나기 위하여 서울에 잠시 머물고, 예.. 2004. 12. 6.
요리 - 볶음밥과 꽁치김치찌개 주말에 몇가지 요리를 해봤습니다. [볶음밥] * 준비물 : 밥 한공기, 계란 1개, 피망 반쪽, 양파 반쪽, 기름 약간 * 조리법 1. 피망과 양파를 잘게 썰어서 후라이팬에 볶는다. 물론 기름을 약간 두르고. 2. 계란을 풀어서 피망과 양파를 볶던 후라이팬 한쪽 편에 계란을 둘러서 펴준다. 3. 계란의 한쪽 면이 익으려고 할 때 밥을 후라이팬에 넣고 마구 섞으며 볶아준다. 4. 밥이 싱거우면 소금으로 간한다. 5. 밥 그릇에 볶은밥을 넣어 모양을 만든 후 접시에 엎어 준다. * 기타 - 다음번에는 들어가는 재료를 좀더 추가해봐야겠다. 햄이나 당근, 새우 뭐 이런거. - 진밥 보다는 된밥이 좋을 듯. [꽁치 김치찌개] * 준비물 : 김치 적당량, 꽁치통조림 1통, 양파 반쪽, 청양고추 2개, 고춧가루, 마.. 2004. 12. 5.
소풍 - 나희덕 소풍 나희덕 얘들아, 소풍가자. 해 지는 들판으로 나가 넓은 바위에 상을 차리자꾸나. 붉은 노을에 밥 말아 먹고 빈 밥그릇에 별도 달도 놀러오게 하자. 살면서 잊지 못할 몇 개의 밥상을 받았던 내가 이제는 그런 밥상을 너희에게 차려줄 때가 되었나보다. 오갈 데 없이 서러운 마음은 정육점에 들러 고기 한 근을 사고 그걸 싸서 입에 넣어줄 채소도 뜯어왔단다. 한 잎 한 잎 뜯을 때마다 비명처럼 흰 진액이 배어 나왔지. 그리고 이 포도주가 왜 이리 붉은지 아니? 그건 대지가 흘린 땀으로 바닷물이 짠 것처럼 엄마가 흘린 피를 한 방울 씩 모은 거란다. 그러니 얘들아, 꼭꼭 씹어 삼켜라. 그게 엄마의 안창살이라는 걸 몰라도 좋으니, 오늘은 하루살이떼처럼 잉잉거리며 먹자. 언젠가 오랜 되새김질 끝에 네가 먹고 자란.. 2004. 12. 3.
2004년 11월에 읽은 책 [읽은 책] - 허수경, 길모퉁이의 중국식당, 문학동네, 2003년 2월 - 존 도미닉 크로산, 예수는 누구인가, 한국기독교연구소, 1998년 12월 - 유성오, 변해야 변한다, 홍성사, 2004년 9월 - 전병국, Delete! 정보 중독에서 벗어나는 아주 특별한 비밀, 21세기북스, 2004년 10월 - 최민식 사진, 조은 글, 우리가 사랑해야 하는 것들에 대하여, 샘터, 2004년 09월 [읽다가 그만둔 책] - Paulo Coelho, Eleven Minutes, HarperCollins Publishers, 2004년 02월 - 리오 휴버먼 저,장상환 역, 자본주의 역사 바로 알기, 책벌레, 2000년 04월 - 다비드 르 브르통 저, 김화영 역, 걷기예찬(원제: Eloge de la march.. 2004. 12. 2.
우체통 - 이진명 우체통 이진명 나는 정류소 팻말 아래 진종일 서 있거나 잎새 떨어지는 플라타너스 아래 계절이 다 가도록 서 있곤 했다 가끔 네거리 지하도 입구에 벌거벗은 채 있기도 했고 공중전화 유리상자 곁에 멀뚱히 붙어 있기도 했다 나는 사람들의 앉은키 만큼밖에 크지 못했으며 검붉은 살색을 가지고 있었다 짧은 다리로 온몸을 받쳐대고는 있었지만 몸통 속에는 사실 빈 어둠일 때가 많았다 그 어둠을 한번 휘이 저어 보라 견딜 수 없는 공포가 손을 해면처럼 잡아늘일 것이다 캄캄한 채 나는 항상 열려 있었다 지하도 계단에 이마를 박고 온통 구부린 사내의 치켜든 새까만 두 손바닥처럼 또 건너편 지하도 계단에서 갓난 것을 끌어안고 누더기 수건을 뒤집어쓴 여자의 무릎 앞 플라스틱 동전 바구니처럼 넣어다오, 살짝 가볍게 넣어다오, 깊.. 2004. 12.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