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rol 2023. 8. 5. 08:27

해저드


눈을 감고 치면 좀
나으려나

없는 것과
없다고 치는 것 사이는
얼마나 먼가

마음과
몸 사이의 거리는 또
얼마나 먼가

공은 공이고
나는 나건만
내가 치는 공이 어쩌자고
나처럼 물을 두려워하는가

이번엔 건너보자
없다고 치고
눈감았다 치고
힘빼고 빽 부드럽게 딱

한 뼘이 모자라네
물 속으로 꼬르륵

공은 물을 두려워하는게 아니라
사랑하는 건지도 몰라
물이 공을 부르는 건지도 몰라
노래하는 세이렌처럼

다음엔 귀를 막고 쳐볼까
그러면 좀 나을까

그나저나 해저드티는 어딘가
저 물을 보고 다시 한번 치라고?